감사 시 대회 작품 등록

<동광교회 50주년 기념 '감사 시 대회'> [안 내] 임창엽장로
2025-10-13 22:28:45
동광교회
조회수   31

안 내

                                                                                                          임 창 엽

 

주일 아침, 교회 문 앞에 서면 늘 비슷한 풍경이 펼쳐진다.

먼저 오시는 권사님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안길섭 집사님의 커피향이 로비를 가득 채운다.

그 향기 속에서 하루의 첫 따뜻함이 피어난다.

차에서 내리며 “안녕하세요” 하고 웃는 성도들의 얼굴, 멀리서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분들의 환한 미소 속에서 나는 이 자리가 얼마나 복된지 새삼 느낀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봉사로 시작한 일이 이제는 내 삶의 한 부분이 되어버렸다. 때로는 주차를 돕느라 허둥대는 이인수 집사님,

수줍게 인사하는 아이, 인사도 못하고 지나가는 아이까지 그 모든 모습이 소중하다.

그들은 모두 교회의 기둥이고, 우리의 미래다.

김용철 집사님이 오시는 시간쯤이면 나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 거수경례를 드린다.

그러면 집사님은 충성으로 화답하신다.

그 짧은 순간에도 세월의 믿음이 전해진다.

담임목사님이 가끔 뒤에서 등을 두드리며 “장로님 수고 많아요” 하실 때면,

그 말 한마디가 하루의 피로를 녹여준다.

로비 안은 예배 시작 전부터 이미 따뜻하다.

한 주간의 이야기가 오가고,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위로받는다.

언제나 사탕을 챙겨주시는 권사님도 오늘 빠지지 않으신다.

그럴 때마다 문득 생각한다. 이렇게 사랑을 많이 받으면,

정말 천국에서는 받을 게 적을지도 모르겠다고.

 

주일이 지나면 다시 세상의 안내로 돌아간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5535번 버스를 타면 익숙한 얼굴들이 함께 탄다.

나는 예배의 말씀을 다시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노량진에서 지하철로 갈아타고,

서울역까지 서서 가는 동안 발뒤꿈치를 들었다 놓았다 한다.

그 시간조차 나에게는 하나의 기도다.

역에 도착하면 간단한 아침식사 후 스트레칭을 하고,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안내데스크로 향한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신분증 주시겠어요?” 수십 번 반복되는 인사지만,

그 안에 마음을 담으려 애쓴다. 누군가의 하루가 나의 인사 한마디로

조금이라도 따뜻해질 수 있다면, 그것이면 충분하다.

하루를 마치며 생각한다.

나는 문 앞에서 사람을 맞이하지만, 사실은 하나님께서 내 마음의 문을 여시는 시간이다.

안내는 단지 사람의 동선을 돕는 일이 아니다.

그건 하루를 예배로 만드는 일, 삶을 사랑으로 채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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